[뉴스핌=정경환 기자] 대우조선해양 최초로 외부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인사로 보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6일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로 정성립 현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 후보 |
정 후보가 사장에 선임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독립경영체제에 들어간 이후 최초로 외부 인사가 수장에 오르게 된다. 비록 과거에 대우조선해양에 몸 담은 적이 있지만, 현재로선 분명 외부 인사다.
회사 관계자는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외부 인사가 사장이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한 바 있다. 2001년 워크아웃 졸업한 대우조선해양을 정 후보가 2006년까지 약 5년간 이끌었고, 이어 역시 회사 내부 출신인 남상태 전 사장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2012년 사장에 오른 현 고재호 사장 직무대행 또한 내부 출신이다.
최초의 외부 인사 사장 선임 소식에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하는 모양새다. 근래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 안팎으로 구조조정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먼저 2014년 10월 임원 262명 중 81명(31%)을 줄였다. 올해 들어서는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적자로 회사 손익에 영향을 주고 있는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시키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 작업도 병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 급감한 삼성중공업도 다르지 않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다.
산은 측도 인선 배경과 관련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분위기다.
산은 관계자는 "정성립 후보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어, 기업문화와 조선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강화 및 조선업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적임자"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실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구조조정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 4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늘며,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위한 인사는) 아니라고 본다"며 "수주도, 실적도 다 좋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