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증시 약세를 점치는 공매도 거래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주가 랠리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증시 약세 베팅이 74억6000만위안으로 지난 9개월 동안 세 배 넘게 확대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상하이지수는 94% 폭등했다.
후강퉁 실시로 교차거래가 허용된 홍콩증시의 경우 지난 이틀 동안 무려 7.6%가 뛰었으며, 공매도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20개 주식의 경우 평균 1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융자 잔고가 1조600억위안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만큼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주식 하락을 기대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의 피해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마르코폴로 퓨어 자산운용은 기술적으로는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가 모두 과열 상태이지만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올 하반기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 경우에는 공매도 세력이 추가 손실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코폴로 최고경영책임자(CEO) 애런 보에스키는 "(중국은) 하락 베팅을 할 시장이 아니다"라며 "변동성이 상당한 만큼 시장에서 빠져 있겠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으나 하락 베팅은 자살행위"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CLSA 애널리스트 마커스 리우는 "(증시 하락의) 정확한 시점을 맞추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상당히 빨리 현실화할 수도 있다"며 "현재 중국 증시는 상당한 버블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후 3시1분 현재 중국 상하이지수는 1.29% 뛴 4008.58을 지나고 있고, 홍콩의 항셍지수는 0.05% 오른 2만6957.57을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