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발행하기도 전부터 삐걱댄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해 당국의 수습이 분주하다. 당초 계획보다 발행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는가 하면 한국은행에 긴급구조(SOS)를 요청할 방침이다. 애초부터 당국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게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MBS발행물량 소화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내용의 골자는 은행이 안심전환대출용 MBS를 1년간 의무보유키로 했던 당초 방안을 완화해 가중평균 1년, 최소 6개월로 보유기간을 조정하고, 한은에 주금공 MBS를 적격담보 자산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보유기간을 줄여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은에 이를 떠넘길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셈이다.
또 10년물 이상 MBS 발행시 최근 5회 입찰분 중 최고치와 최저치를 뺀 3회의 평균 가격으로 물량을 배분하던 방식을 시장가격을 준용하는 원칙을 인정키로 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2월26일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 세부 추진방안으로 올해 주금공의 안심전환대출 판매 목표를 20조원으로 정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주금공이 MBS를 발행하고 이를 전량 시중은행이 강제 인수토록 했다. 또 은행이 이를 인수후에는 1년간 의무보유토록 한도를 뒀었다.
출시 나흘만에 한도 20조 원을 모두 소진한 안심전환대출 추가 판매가 시작된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 농협본사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문제는 안심전환대출 물량이 폭증하면서 은행들이 떠안을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당장 MBS를 인수해 1년간 묵혀둬야 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자금운용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같은 불만은 지난 14일 주금공이 발행한 2조2000억원규모 MBS발행에서 표면화됐다. 향후 안심전환대출용 MBS를 인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면서 2조300억원이라는 미매각분이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주금공과 주간사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1조5000억원으로 발행물량을 줄여 발행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했지만 안심전환대출 MBS에 대한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금융위도 앞선 15일 금융권과 회의를 갖고 안심전환대출용 MBS발행에 대한 의견수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안도 이같은 의견수렴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같은 방안이 차질없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한국은행이 주금공 MBS에 대한 적격담보자산 인정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한바도 또 검토한바도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렇지 않아도 주금공에 대한 한은의 발권력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시 주금공 MBS를 포함시킨데다 올 상반기중 주금공 추가 출자를 검토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역시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봐야 대응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장은 “이번주면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하나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며 “결과가 나와봐야 인수나 관련 물량에 대한 헤지 방안들을 검토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