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엔/원 900원 붕괴] 자동차·기계·석유제품 '비상'

기사등록 : 2015-04-23 15:4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농수산물 대일 수출도 급감…맞춤형 대책 필요

[세종=뉴스핌 최영수 김연순 함지현 기자] 엔/원 환율이 7년만에 900원까지 급락하면서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자동차나 기계 등 일본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업종은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피해업종을 중심으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대일 수출 비상…석유제품·농수산물 수출 급감

23일 정부와 수출업계에 따르면 엔저가 지속되며 일본에 수출하는 석유제품과 농수산물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3월 전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2% 감소했지만 대(對) 일본 수출은 23%나 급감했다. 석유제품과 농수산물 수출이 엔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일본 수출기업은 수출대금의 절반은 엔화로 받고 있어 엔/원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을 포기하거나 역마진을 감수하고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일본기업 '날개'…자동차·기계 '먹구름'

제3국에서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수출기업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과의 경쟁이 심한 자동차와 기계, 철강업종은 부담감이 더 크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일본기업들이 엔저의 힘을 바탕으로 약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기업은 주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완성차업체 수출은 73만 5635대로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했다. 특히 일본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19.9%), 캐나다(-14.4%), 호주(-14.8%)에서는 감소폭이 더 크다.

한국의 주력 수출 시장인 북미시장도 매우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자동차업체 5곳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기업이 엔저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모두 일본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등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기업은 엔저현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래도 현지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세계시장 경쟁력 아직 충분…중국기업 더 경계해야"

정부는 세계시장에서 우리기업의 대일(對日)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일본기업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기업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 중에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석유화학·철강·기계 등은 엔저현상보다는 중국기업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 관계자는 "자동차와 일반기계 품목을 제외하면 우리기업의 대일 경쟁력은 아직 충분하다"면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요 수출품목들은 엔저현상보다는 중국기업 저가물량 공세로 인한 요인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엔저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기업이 일본기업과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맞춤형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규철 KDI 박사는 "지금까지는 일본기업들이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행태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엔저가 장기화되면 가격을 낮추게 될텐데 우리 수출기업에는 큰 부담에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김연순 함지현 기자 (dream@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