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가 '채권왕' 빌 그로스의 빈자리에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앉혔다.
이번 영입으로 핌코가 그로스의 이탈에 따른 여파를 메꿀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또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던 버냉키 전 의장이 잇따라 금융기관에 취업하면서 '회전문 인사'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출처=신화/뉴시스> |
핌코는 29일(현지시각) 벤 버냉키를 핌코 선임고문(senior adviser)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버냉키 전 의장은 핌코에서 연준의 정책과 투자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고객대응도 하게 된다. 자세한 급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핌코는 지난해 9월 그로스 매니저와 갈라선 뒤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됐다. 당시 그로스 매니저는 경쟁사 야누스캐피털로 적을 옮겼다. 이후 그로스가 운영하던 핌코의 대표 상품인 토탈리턴 펀드에서는 1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졌다.
그로스가 떠난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토탈리턴 펀드는 3.730%의 수익률로 경쟁 상품 중 상위 8%내에 들었다. 그로스의 이탈 전 8개월간 수익률이 경쟁상품 중 상위 20%내에 들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이다.
그럼에도 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출돼 그로스를 추종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핌코가 버냉키 전 의장을 영입한 것에 대해 그로스는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로스는 "나라면 버냉키 전 의장을 고문역에 앉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라리 버냉키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트위터를 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가 핌코에 있을 당시 핌코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을 영입했는데 그는 연준의 정책에 대해 훌륭한 조언을 했다"며 "버냉키도 연준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의 행보로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간 회전문 인사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6일 버냉키 전 의장은 헤지펀드 시타델의 통화정책 자문역을 맡기로 한 바 있다. 이후 2주도 안 된 시점에서 핌코 선임고문역을 맡게 된 셈이다.
이 외에도 지난달에는 제레미 스테인 전 연준 이사가 블루마운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자문을 시작했으며 버냉키의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도 도이체방크와 헤지펀드 폴슨&컴퍼니 자문을 맡은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