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한 목소리로 '시장이 원하는 바'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 증권사들은 소수가 부정적이고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최근 삼성물산 주가에 대해 언급하며 "합병 공시를 했을 때 주가가 급등했고 엘리엇이 공격하면서 (삼성물산) 주가가 빠졌고 어떤 증권사 리포트에서 무산될 거 같다고 하니 빠지는 양상"이라며 "시장이 어떤 걸 원하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의 지적과 달리 시장에서는 합병 무산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또한 윤 사장은 "장기투자자들은 (이번 합병에 대해) 어떤 양상을 원하는지 나타났다"며 "어제 (보도를) 보니까 자산운용사 10군데 중 8군데가 찬성, 2군데만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세력은 장기투자자가 아닌 단기성 투기자본으로 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합병 당사자인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도 시장은 합병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시장반응 보면 잘 아시잖나. 합병 발표를 했을 때 시장이 반응했다. 최근에 일부 (부정적인) 의견 낸 투자자들이 있어 어제도 주가가 빠졌다"며 "회사 경영진은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 방향으로 경영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을 공시한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16일(종가 6만6800원)까지 3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아울러 윤용암 사장은 삼성물산의 삼성증권 지분 매각설과 관련, "여러가지 법률적 문제 때문에 잘 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합병 법인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얻지 못하거나 승인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 보유 중인 삼성증권 지분 0.26%를 처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각 시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 사장단은 이날 협의회에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데 대해 반성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사장단은 회의 말미에 메르스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면서 “고개를 못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송구하기 그지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메르스 사태의 빠른 수습을 위해 병원은 물론이고 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지원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사태가 끝나는 대로 병원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