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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늪에 빠진 수출, 대기업·효자품목 중심 전략 바꿔야

기사등록 : 2015-07-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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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소비재·신시장 등 3대 과제로 체질 개선"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올 들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6월은 조업일수가 이틀 이상 많고, 신차효과도 있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또 마이너스였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교역량 감소 등 대외적인 요인을 수출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외에도 대기업 위주, 몇몇 주력품목 중심의 수출 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분석했다.

결국 수출 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하고 중소기업을 수출 주력군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구조 변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상반기 수출 선방했지만…수출 부진 장기화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대비 5.0% 감소한 2690억달러, 수입은 15.6% 줄어든 2223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67억달러 흑자.

6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8% 감소한 469억 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당초 조업일수 증가(2.5일), 신차효과, 유화설비 보수종료 등 3대 호재와 국제유가 반등이 겹치면서 증가세 전환이 예상됐다. 그렇지만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유가영향 품목 및 자동차·철강 등 주력품목 수출이 대체로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EU·일본 등 주요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등 IT 제품은 호조였으나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섬유,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는 5월까지 수출이 부진했으나 6월은 신차가 가세해 6.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중남미 수출은 호조였으나, 중국·아세안·EU 등 주력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선회하면서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고 대일 수출도 엔저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유가하락과 세계교역 감소 등의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입이 모두 부진했다"면서도 "올 들어 세계 주요 70개국의 수입시장이 13.4%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5% 감소하는 수준에서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 중기·소비재 중심 전환…"수출 부가가치 높여야"

그동안 수출을 주도했던 대기업과 일부 주력품목 중심의 수출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 상반기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각각 36.1%와 18.8% 급감했다. 가전(-19.1%)과 평판디스플레이(-10.8%), 섬유(-10.8%), 자동차(-6.2%), 철강(-6.2%), 차부품(-4.3%) 등 주력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15대 주력품목 중에는 컴퓨터(9.6%)와 반도체(6.1%)가 그나마 선방했고, 전년에 급감했던 선박이 기저효과에 힘입어 12.7% 늘었을 뿐이다.

때문에 기존의 주력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소비재 중심의 수출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역량있는 중소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해 수출 주체를 다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게 화장품, 전기밥솥 등 생활가전이다.

아울러 수출액 자체보다도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수출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간재의 경우 판매마진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지역무역협정팀장)은 "올 상반기 수출 감소는 일시적인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15대 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역량있는 중소기업 발굴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소비재 수출을 활성화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중국과 같은 후발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수출품목 발굴을 통해 신산업, 신제품으로 빠르게 대체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가 큰 품목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중국·EU 의존도 낮추고 신시장 넓혀야

중국이나 EU 등 일부 지역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우리 수출의 문제다. 그리스 디폴트 사태로 유럽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

올 상반기 EU지역 수출은 전년대비 14.7%나 급감했고 무역수지도 한-EU FTA 체결 이후 처음으로 35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적자가 고착화된 중동과 일본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수출규모가 가장 큰 중국도 무역흑자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올 들어 수출이 2.1% 줄면서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그림 참조). 이는 중국이 내수중심의 성장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간재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출시장을 보다 다원화해 중국과 EU 등 주요국의 수출비중을 점차 낮춰야 한다고 제시한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그리스 사태로 인해 유럽경기가 위축되면서 미국과 아시아 등 다른 지역까지 파급효과가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가 정상외교와 통상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이외에 다양한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우 성(省)단위의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통상협력을 통해 중국 소비재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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