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물산과 엘리엇이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기관이 삼성을, 외국계 기관이 엘리엇을 지지하는 분위기 속에 양측 모두 안정적인 의결권 확보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이에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8일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카페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집에 와보니 수박과 명함이 놓여 있다", "집이 대구인데 여기까지 왔다", "물산에서 네 번이나 찾아왔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과거 퇴직한 직원 중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알음알음 알게 된 주주들을 찾아가 위임을 권유하는 것"이라며 "퇴직한 직원 중에 우리 회사의 주주가 많기 때문에 따로 접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 역시 이날 전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서한을 발표하는 한편 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통해 의결권 행사방법을 설명하고 위임장 양식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나섰다.
삼성과 엘리엇이 개인투자자에게까지 구애의 손길을 뻗치는 것은 임시 주총을 앞두고 어느 쪽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출석률을 70%로 가정할 경우 삼성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3분의 2인 47% 가량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은 KCC에 매각한 자사주 5.76%를 포함해, 우호지분을 19.78%를 갖고 있다. 의결권 주식 11.2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찬성한다고 해도 여전히 16%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엘리엇 역시 지분이 7.12%에 불과하기 때문에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는 16% 정도의 반대표를 더 확보해야 한다. 오는 9일이면 외국인 투자자의 의결권 접수가 마감되므로 24.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 설득에 앞으로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을 향해서도 양쪽 모두 구애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도 장기투자자로서 합병 결과가 시너지를 내고 삼성물산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질 수 있느냐를 보고 고민하는 것 같다"며 "저희는 (삼성물산) 성장에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엘리엇 역시 지난 3일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에 대한 깊은 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요한 주주인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보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