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 강세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환헤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실질적인 헤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프랑화 환율 페그제 폐지부터 최근 중국 인민은행(PBOC)의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정책 측면에서 불거지는 ‘서프라이즈’가 끊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환헤지 ETF ‘사자’가 봇물을 이루는 모습이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환헤지 ETF는 주로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선택하는 상품이다. 해외 현지 통화의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할 때 발생하는 환차손을 헤지하기 위해서다.
관련 상품 수도 급증했다. 7월 말 기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환헤지 ETF는 327개로, 지난해 말 267개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05년 불가 2개 상품에 그쳤던 환헤지 ETF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 상품은 실제 환 리스크 헤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셰어 외환헤지 MSCI EAFE는 지난 1월 3.6%의 수익률을 기록해 헤지 기능이 없는 ETF의 수익률인 2.7%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환헤지 ETF가 스위스 중앙은행의 프랑화 페그제 폐지에 따른 충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해낸 셈이다.
위즈덤 트리 유럽 헤지 ETF는 올 들어 12.5%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 규모 상위 100개 ETF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 ETF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코메리카 애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데니스 존슨 최고투자책임자는 “가시적인 시일 안에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여지는 지극히 낮다”며 “달러화가 보합권에 머문다 하더라도 헤지 비용 부담이 낮기 때문에 관련 상품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라클 마일 어드바이저스의 JJ 펠드만 파트너는 “유럽과 일본, 그 밖에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과감한 행보를 취하고 있어 환율이 자산 운용 성과에 커다란 변수”라며 환헤지 ETF의 투자 가치를 강조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위안화 변동성에 대한 헤지 상품이 없다는 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ETF닷컴에 따르면 위안화 헤지 ETF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기 이전까지 위안화의 변동폭이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환헤지 ETF의 지나친 인기몰이가 유행처럼 펀드 업계에 번지고 있으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타인버그 글로벌의 리처드 스타인버그 대표는 “환헤지 ETF의 인기 급증은 관련 금융회사들이 환헤지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