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 그룹 재건을 눈앞에 뒀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박삼구 회장에게 매각될 전망이다. 이제 금호산업 채권단이 7228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하고,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 행사만 결정하면 된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핌 DB> |
앞서 KDB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1일 55개 전체 채권금융기관이 모여 실무회의를 갖고 박 회장에게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7228억원을 제안키로 했다. 인수 대상 지분이 50%+1주(약 1754만주)인 것을 고려하면, 주당 4만1213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14일 이 가격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18일까지 지분율 기준으로 75% 이상의 채권단이 찬성하면 결의가 이뤄지며, 산업은행은 그 결과를 오는 23일 박 회장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의 꿈은 조만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연내 매각을 바라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시간을 더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회장이 30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를 결정, 주식매매계약을 맺어야 연말까지 거래를 종료할 수 있다.
아울러 7228억원이 채권단의 기존 희망가격 7935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금액이긴 하지만, 박 회장의 제시가격보다는 조금 높임으로써 어느 정도 명분을 만드는 모양새도 취했다.
채권단 측은 "박삼구 회장이 제시한 가격이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고 판단, 매매가격을 조금 더 올려 박삼구 회장에게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나아그룹 측도 말을 아끼고 있긴 하지만, 결국은 채권단 제시 가격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금호산업 인수 희망가격으로 7047억원(주당 4만179원)을 제시한 바 있는 박 회장이 181억원 때문에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와 관련, "채권단 결의를 거쳐 최종 공식 가격을 제시받으면, 그룹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 4150억원을 들여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 박 회장은 이제 금호산 인수를 마무리하고, 향후 금호타이어까지 찾아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너진 그룹을 다시 세우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있어 금호산업 인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그룹의 많은 계열사들이 그 아래 딸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30.1% 갖고 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사옥(79.9%)을 비롯해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에어부산(46.0%) 그리고 금호터미널(100%)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회사들을 통해 금호리조트 경영권도 확보해놓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9일 7047억원 제시 당시, "그동안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채권단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금호산업 인수 이후 여생을 그룹의 재건과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