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지난 10월 우리나라 수출 감소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력품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연중 최고치의 호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다.
수입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지속하면서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무역수지는 6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4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 작년 수출 연중 최고치 기저효과…"올해 수출기조 여전히 양호"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5.8% 감소한 434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10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며, 연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8월(-14.7%)보다 감소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올 들어 수출 감소율은 지난 6월 2.4%까지 줄었다가 5월과 8월 10%대로 확대됐으며 지난달 연중 최고치로 확대됐다(그래프 참고).
수출 감소율이 대폭 확대된 것은 주력품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수출액이 연중 최고치(516억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석유제품의 단가하락과 더불어 석유화학 업종의 공장 시설보수가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실제로 석유제품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9억달러(44.9%), 석유화학이 14억달러(31.6%) 등 33억달러나 줄었다.
선박도 지난해 선전했던 해양플랜트 수출이 지난달에는 전혀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서 전년대비 수출 감소액이 29억달러(63.7%)나 급감했다. 선박과 석유제품·석유화학 등 품목에서만 전년대비 62억달러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수출이 12%p나 줄어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정부는 선박과 석유제품 등 일부 품목에서 기저효과로 인해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수출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선박의 해양플랜트 부진과 석유제품의 단가 하락, 석유화학 업종의 설비보수가 겹치면서 해당품목에서 수출이 62억달러(12%p)나 줄었다"면서도 "이는 일시적이 요인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고 올해 수출 기조는 여전히 양호한 상태"고 강조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이달 초 중국 국경절 연휴로 인해 중국 수출품목의 통관이 다소 지연된 것도 대 중국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4분기 수출 예상보다 부진…더 멀어진 '무역 1조달러'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스마트폰 및 부품 수출 호조로 인해 무선통신 수출이 42.1% 급증하면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동차는 신흥시장 수요가 줄면서 1.3% 줄었고 선전했던 반도체(-7%)와 평판디스플레이(-9.7%)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밖에 가전(-24.2%)과 철강(-29.6%), 섬유(-15.0%) 등 주력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6.6% 급감한 367억7900만달러를 기록하며 13개월째 감소했고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66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4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그래프 참고).
선전을 기대했던 10월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4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 남은 11월과 12월 수출입 실적도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신승관 실장은 "글로벌 수요 부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매우 선방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 수출 실적이 워낙 좋아서 11~12월 수출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하반기에 신차효과가 기대됐던 자동차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4분기 수출 실적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