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바꿔보자!"
살인적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빠진 아르헨티나의 시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시장주의 개혁을 선택했다. 이로써 12년 만에 좌파정권이 교체되고 시장주의 정책을 구사할 우파 정권이 들어선다.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우파 야당인 '공화주의 제안당(PRO)' 후보 마우리시오 마크리(56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이 승리했다.
아르헨티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0.92% 개표결과 마크리 후보가 51.81%를 득표해 48.19%를 얻은 집권 여당 ‘승리를 위한 전선(FPV)’ 소속의 다니엘 시올리 후보를 앞서고 있다.
<출처=www.resultados.gob.ar> |
마크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수 천명 지지자들 앞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시대의 변화"라고 말했다.
마크리의 승리가 확정되면 아르헨티나는 12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의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다. 신임 대통령은 오는 12월10일에 취임하며, 임기는 4년이다.
아르헨티나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을 포함해 지난 12년간 좌파 부부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왔다.
키르치네르 부부 대통령은 페론주의 좌파 정책을 기조로 정책을 펴왔다. 가난한 사람과 노년층,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아르헨티나 석유회사인 YPF를 국영화했고, 수입세를 올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다. 2010년 아르헨티나는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는 중남미 최초의 국가가 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마크리는 이번 대선에서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제로 성장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 포퓰리즘 정책으로 민생을 망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아르헨티나가 마이너스 0.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25%에 이르는 인플레이션과 페소화의 고평가 문제 등 거시경제 측면의 문제 역시 적지 않다.
마크리는 디폴트 상태의 채무를 정상화해 국제 금융시장에 편입한 뒤 페소를 대대적으로 평가절하시켜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수출세 인하와 달러 매입 제약을 없애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한편, 앞서 우파 마크리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아르헨티나로 조심스레 다시 몰렸다. 친시장주의자인 마크리가 승리할 경우 무차별 돈 찍기, 외환통제, 과도한 재정지출 등 기존의 경제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아르헨티나 증시는 지난 1개월 사이 25% 이상 급등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