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4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주가가 급락하지 않더라도 변동성 확대는 손실 리스크를 높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6년 역시 주가 변동성이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이 크게 고평가된 데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5거래일 가운데 4일에 걸쳐 뉴욕증시의 주가 지수가 1% 이상 내리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처=AP/뉴시스> |
국제 유가 하락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가 변동성을 높인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동성은 2011년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연간 기준으로 보더라도 뉴욕증시의 변동성은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다우존스 지수가 1% 이상 등락한 거래일이 70일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2011년 이후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또 올들어 다우존스 지수가 2%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거래일이 8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이후 매년 2% 이상 변동을 기록한 거래일의 두 배에 늘어난 것이다.
지수가 3% 이상 등락한 거래일은 3일로, 2011년 이후 전례가 없었던 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상황은 S&P500 지수 역시 마찬가지다.
이 밖에 전통적인 변동성 지수인 VIX(CBOE 변동성 지수)에서도 뉴욕증시의 불안정한 주가 흐름을 드러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최근 19.9까지 상승해 2014년 저점 10.3에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주가 변동성이 크게 치솟은 것은 거시경제와 통화정책부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경계감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부 투자가들은 투자 심리가 더욱 냉각될 경우 변동성 상승은 궁극적으로 약세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가가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국제 유가의 브레이크 없는 하락과 연준의 금리인상 역시 주가 변동성 상승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드 트러스트 전략가는 “기업 이익에 비해 주가가 10~15% 고평가됐다”며 “조정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2016년 역시 뉴욕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매출액이 늘어날 여지가 낮기 때문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나 샘슨 오크브룩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내년 유가가 안정을 찾는다 하더라도 기업 매출액이 개선될 여지가 낮다”며 “이 때문에 증시가 각종 뉴스에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연준이 3~4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기업 이익과 매출 부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주가 상승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짐 폴슨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올해 뉴욕증시가 숨고르기 과정을 거쳤지만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건설적인 휴지기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내년 증시 역시 수익률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