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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의 투자자들이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이 지극히 느린 행보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경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 펀더멘털 역시 공격적인 긴축을 감내할 만큼 저항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와 유동성 흐름에 결정적인 변수는 연준이 아닌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출처=신화/뉴시스> |
23일(현지시각) 크레딧 아그리콜에 따르면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추종하는 MOVE 지수가 최근 66.37까지 하락해 1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수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CBOE 변동성 지수)와 흡사한 것으로, 특정 기간에 국채 가격의 변동폭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을 반영한다.
지난주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전 79.57까지 오르며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수는 약 10년만의 긴축 이후 오히려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MOVE 지수가 1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내년 연방기금 금리의 가파른 상승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미국 경제가 연준의 적극적인 긴축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케빈 기디스 레이몬드 제임스 채권 헤드는 “투자자들은 내년 연준이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금리인상이 추가로 이뤄지겠지만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과 자산시장 향방은 중국에 달린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올해 이미 상품시장과 원자재 수출국 경제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내년 변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아니라 내수 및 수출 부문의 균형과 경제 및 금융시장 개혁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영속 불가능한 성장 모델에서 내수 경제에 무게를 둔 시스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지 여부에 내년 글로벌 경제의 향방이 달렸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이를 위해 적절한 자원 배분을 추진하지 못할 경우 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투자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인민은행(PBOC)의 통화정책 역시 중차대한 변수로 꼽힌다. 중국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된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를 완화하고 바스켓 통화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국이 무질서하고 공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자산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급진적인 금융 개방이 이뤄질 경우 중국 투자자금이 전세계 자산시장으로 침투, 버블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존 플렌더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니스트는 “중국 정책자들이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혁을 단행할 경우 해외 자산시장에서 강력한 파장이 일 것”이라며 “중국 자산가와 기업들이 해외로 자산 배분에 뛰어들면 이머징마켓은 물론이고 선진국 자산시장에도 버블이 발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거시경제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