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대이란 경제 제재가 곧 해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국제유가가 또 한 차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14일 자 주요외신들은 조만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 이란산 석유가 국제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 관련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내셔널비지니스타임스(IBT)는 워싱턴 씽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브렌다 샤퍼 에너지 전문가가 "이란이 석유시장으로 진입하기에 가장 부적절한 시기로 '진퇴양난(catch=22)'의 상황"이란 분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샤퍼 연구원은 "이란은 제재가 풀리면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수출하고 싶어 하겠지만, 수출을 늘릴 수록 국제유가가 더 하락하게 된다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퇴양난의 성격을 풀이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같은 날 이란의 고위 핵협상 대표인 압바스 아라크치 외무차관을 인용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5일에 이란 핵프로그램 검증을 마쳤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 감축과 원심분리기 수천개를 제거하는 등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한 핵협정을 이행했다고 IAEA가 발표한 다음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제재 해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란 정부는 다음 주 월요일인 18일 전까지 제재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제재가 풀릴 경우 수주안에 하루 산유량을 50만배럴 증산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이란, 당장 50만배럴 증산 가능.. 시장 진입 얼마나 될까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원유 생산규모 5위인 이란이 시장에 복귀하면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 원유 시장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며, 이로 인해 다음주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당장 일일 수십만배럴의 추가 원유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시장에 진입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이미 과잉공급을 방치한 상태여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앞서 올해 경제제재가 풀리면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왔다. 그간 빼앗겼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최근 세이드 모센 감사리 이란국영석유회사 통상 수석은 "경제 제재가 풀린 후 일주일 안에 하루 50만배럴 추가 생산이 가능하고 추후 100만배럴 증산할 것이지만 시장진입 규모는 국제시장 여건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석유수요 증가를 활용하고 해외 정유설비 인수와 기존 수요처에 대한 공세적인 관리 등으로 수요 확보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알렸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대니얼 예르긴 부회장은 "OPEC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이란이 시장에 복귀하는 상황을 우려해 감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주식 부문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의미 있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원유 시장은 이제 공급이 다시 축소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