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화권이 춘절을 맞아 휴장한 가운데 9일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는 일본 증시가 5%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전날 밤 유럽서 불거진 은행권 우려가 일본으로 재빠르게 확산되며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됐고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와 일본국채(JGB) 가치는 급등했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5.4% 떨어진 1만6085.44로 거래를 마치며 작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토픽스지수는 5.51% 밀린 1304.33으로 마감됐다.
한국시간 기준 오후 3시1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4.71엔으로 전날보다 0.98% 떨어져 2014년 11월 이후 최저치(엔화 강세)를 기록했다.유로/엔 환율은 128.61엔으로 0.8% 후퇴했다.
SMBC프렌드증권 수석 전략가 마츠노 도시히코는 "엔화 가치는 오르고 미국채 수익률은 떨어지는 한편 금값은 상승하고 있다"며 "리스크 회피 분위기"라고 말했다.
간밤 유럽에서는 고조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시장 혼란, 에너지 가격 급락세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확대되면서 도이체방크 등 은행주들이 9~10% 수준의 폭락세를 보였다.
지속되는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는 유럽을 따라 얼마 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시작한 일본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노무라는 이날 9.81% 폭락했고 미쓰이스미토모는 8.76%, 미쓰비시UFJ은행은 8.71%씩 각각 떨어졌다.
뉴욕소재 시장 전략가 로버트 세비지는 은행들은 기업 대출의 핵심인데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률 커브가 플랫해지고 예금에도 비용이 든다면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GB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출처=블룸버그> |
이날 JGB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오전부터 급락해 장중 -0.010%까지 밀렸다. 주요 7개국(G7) 국채 10년물 금리 중 마이너스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시 급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채권 수익률을 끌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날 저녁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있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증언을 눈 여겨 볼 전망이다. 여기서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단서가 나온다면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를 기대해도 될 것이란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