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위안화 약세를 전망하는 글로벌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자본유출이 종료되기는 커녕 이제 막 시작된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1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014년부터 중국에서 자본 유출이 개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던 다이와증권 캐피탈마켓의 케빈 라이 아태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이 3조달러에 달하는 달러화 부채의 절반도 상환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사흘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4.66% 떨어진 2015년 8월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리서치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라이 수석 설명에 의하면, 지난 2013년 위안화 가치가 4년 연속 상승하자 중국 기업들은 역외에서 달러를 빌려 중국의 화폐 강세와 고금리를 이용해 수익을 냈다. 대규모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가 일어난 것이다. "캐리트레이드 포지션 청산은 아직 절반도 완수되지 않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1월 중국 신규 위안화 대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중국 역내 회사채 발행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데 비해 역외 발행은 30% 떨어진 것도 그 증거로 꼽았다.
앞서 다이와의 캐리 포지션 추산액은 홍콩과 타이완 등 중국 역외와 해외 중국 금융회사의 차입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과도한 추정치란 지적도 있다면서, 통신은 다른 기관의 추정치를 소개했다.
OCBC의 토미 셰 이코노미스트는 국제결제은행(BIS)와 홍콩 당국의 자료를 이용해 캐리 포지션이 약 1조달러 정도로 추정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중국 기업의 외화표시 부채 규모가 2015년 하반기에 약 1400억달러 줄어든 1조6900억달러 정도로 집계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추정치가 중국 내국인의 외화 매수에 의한 자본 유출액이 3700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소평가될 수 있으며, 위안화에 대한 신뢰 손상이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 다시 충격이 발생하면 자본유출 압력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경고를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5년 하반기에 중국에서 5500억달러의 자본 유출이 있었으며, 위안화 가치가 1% 하락할 때마다 1000억달러 자본유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샌포드 C. 번스틴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중국으로부터의 추가 자본유출 압력이 약 4000억~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라홀딩스 홍콩지사의 자오양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자본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외환보유액이 절대 위험 수준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골드만삭스는 그 같은 정책적 통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본유출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위안화 가치는 2월 들어 0.9% 강세를 보였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추가로 3.4%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가오화증권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위안이 올 연말까지 7위안, 2017년 말까지는 7.3위안까지 각각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
달러/위안 환율 10년 추이 <자료=xe>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