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1월 중국 위안화 신규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정부의 연초 경기부양 의지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금융정책을 통한 산업효율 제고도 함께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지급준비율과 금리인하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6일 중국 인민은행은 1월 한 달간 공급된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가 2조5100억위안으로, 월별 증가액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1조400억위안이 증가한 수치다.
인민은행은 또한 1월 사회총융자 규모는 3조4200억위안으로, 지난 12월보다 1조6100억위안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신규대출 증가액 규모는 전문가들이 기존에 예측했던 1조 8000억위안을 큰 폭으로 초과한 것이다. 매년 1월은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는 기간이지만 역대 최고치의 증가액을 보일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 이번 유동성 공급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75%이상 증가한 규모다.
신규대출 증가등에 힘입어 1월 말 기준 중국 협의통화(M1) 잔액은 41조2700억위안으로 동기대비 18.6%증가했다. 광의통화(M2) 잔액은 141조6300억위안으로 동기대비 14.0%증가해 최근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본원통화(M0) 잔액은 7조2500억위안으로 15.1%증가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유동성공급을 통한 경기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작년 경제성장률도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린 요인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또한 설 연휴 후 14일부터 17일까지 4일 연속으로 7일물 역레포를 행사해 각각 100억위안, 100억위안, 300억위안, 1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금리는 모두 2.25% 였다.
이번 유동성공급을 바탕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기업 보통예금 규모도 늘어났다.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시장 대출금리도 하락하는 효과가 생기며, 단기 기업투자수요를 충족시키고 부동산재고 소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통계에 따르면, 1월 기업 중장기 신규대출 증가율은 전년비 4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투자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동성 공급에 이어 정부의 다음 카드는 지급준비율 인하, 기준금리 인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도하게 유동성만 공급해서는 환율정책을 유지하기도 힘들고 자칫 잘못하면 순식간에 거품이 확대되면서 경기불안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 발개위 등 8개 부처는 지난 16일 공동으로 ‘금융정책을 통한 안정적 공업발전 효율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의견’의 주요 내용으로는 ▲대출지원강화 ▲금융환경제고 ▲유동성공급구조다각화 ▲거시관리강화 등을 언급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한 금융정책 동원을 강화하겠다는 표현으로, 같은 날 발표한 신규대출 증대와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다.
중국 민생은행(民生銀行)은 ‘의견’에서 강조한 ▲철강 ▲유색금속 ▲건설 ▲선박 ▲석탄 등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앞으로 중국 중서부 지역에 대한 유동성 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중서부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판단으로, 이는 일대일로 정책과 함께 중국의 13차 5개년 경제계획의 주요 내용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