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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장 하영구)가 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문호)에 성과연봉제를 논의할 특별팀(TF)을 꾸리자고 제의했다. 금융노조는 묵묵부답으로 참가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사실상 노사 합동 TF는 물 건너간 셈이다. 곧바로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사용자와 금융노조는 오는 4월초 단체협상을 시작한다. 협상 안건은 ▲ 성과연봉제 도입(호봉제 폐지) ▲공정한 개인 성과평가 시스템 구축 ▲ 신입행원 초봉 삭감 등이 핵심이다.
사용자측 대표자인 은행연합회는 이런 내용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TF 참여하지 않아도 회원사로 TF를 구성해 임금체계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사인 은행들의 성과연봉제 도입 작업은 내부적으로 활발해, 임단협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안건이다. 한국SC은행은 신입행원 개인성과 차등연봉제를 도입하고 한국씨티은행은 10여명의 부부장급을 계약제로 전환해 성과에 따라 임금을 반영키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성과주의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영구 회장은 “호봉제 중심의 연공형 임금체계로 인건비가 고정비로 변하고 있다”면서 “금융공기업보다 민간기업이 오히려 성과연봉제에 대해 더 절박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신입행원 연봉도 깎을 생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통해 시장 수요공급과 무관하게 지나치게 높은 은행권 초임을 현실화해 고용증대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권의 임금체계 개편 바람이 뜨거운 이유는, 금융당국이 금융산업을 ‘보신주의, 무사안일’한 문화로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보수는 높다고 판단해서다. 2014년 말 기준 1인당 보수는 금융공공기관이 8525만원, 민간은행이 8800만원, 금융업 전체가 5849만원 수준이다. 신입행원의 초봉은 5000만원에 달한다.
당국은 올해 안에 성과연봉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시작해 2017년에는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을 금융산업 노사에 요구했다. 금융권이 재계 등 전 산업계로 성과연봉제를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 9곳이 성과연봉제 초안을 3월에 내놓고 올해 안에 시행하도록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곧바로 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농협은행 등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금융노조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한국노총의 4.13 총선 반노동자 정당 심판 투쟁에 참여키로 했다. 조합원의 10%에 달하는 인력을 총선실천단으로 꾸려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진행한다.
금노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는 일반해고를 위해 저성과자를 퇴출시키려는 것”이라며 “임단협에서 총파업도 불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