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효은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비과세 해외펀드 부활로 과열경쟁 일색인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독자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ISA와 비과세 해외펀드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상품으로 부각되며 국내 증권사는 물론 은행권까지 합세해 고객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반면 메리츠증권은 상대적으로 수익 비중이 낮은 리테일 부문에 치중하기 보다는 꾸준히 자사만의 강점을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ISA와 비과세 해외주식펀드를 자사 영업점에서 취급하고 있지만 여느 판매사들과 달리 이벤트 등을 비롯한 별도의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지 않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통한 시장선점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며 유치 경쟁에 혈안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심지어 일부 증권사들은 5% 특판RP 가입 혜택까지 제공하며 역마진까지 감수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MTS나 PC로 거래하기 때문에 ISA나 비과세 해외투자전용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다"며 "리테일보다는 기업금융 등 기존 강점을 보여온 부문에 더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메리츠증권의 이같은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파생결합증권(ELS) 발행량이 약 77조원 수준까지 늘어나는 등 증권가에 ELS 열풍이 불었지만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8월 1건을 제외하곤 발행건수가 전무했다. 회사의 경영 전략상 ELS 발행에 인력을 분산시키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었던 것.
더욱이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경쟁사들이 ELS발 충격에 부메랑을 맞으면서 메리츠증권의 실적 개선세는 더 두드러질 수 있었다.
이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전체 수익 중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8%(1274억원). 이는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 49.8%(3562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ISA의 경우 불완전판매 소지가 많아 초기에 고객을 선점한다고 해도 추후에 대거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부분도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을 지향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영업인력은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단 입장이다. 트레이딩 부문과 홀세일 부문의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수익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메리츠 관계자는 "지점은 더 이상 늘릴 계획이 없지만 올해 약 160명을 추가 채용해 총 800명 규모, 장기적으로 1000명까지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 트레이딩 부문의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전년(302억원) 대비 2.96% 증가한 895억원. 홀세일 부문 역시 지난해 603억원을 달성하며 2014년 488억원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