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상선이 공모사채의 만기 연장에 실패해 내달 7일 만기 이전에 사채권자집회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등 채권금융기관들은 오는 22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당초 용선료 인하, 회사채 만기 연장 등의 성과를 보고 출자전환 등으로 지원할 방침이었으나 자율협약 시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사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현대상선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연지동 현대빌딩 1층 강당에서 제 176-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를 가졌다. 내달 7일 만기도래하는 공모사채 1200억원에 대한 만기를 7월 7일까지 3개월간 연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선 가결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끝내 부결됐다. 이번 안건은 전체 사채권의 1/3 이상 참석, 출석 사채권의 2/3 이상의 동의가 충족돼야만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회사의 기대와 달리 사채권자들의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해 만기연장이 부결됐다"며 "선주, 채권자, 주주,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고통분담을 해야만 회사가 회생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사채권자의 반대로 안건이 부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추후 일정을 고려해 4월 만기 공모사채 뿐만 아니라 모든 공모사채에 대해 사채권자집회를 조속한 시일내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다음 사채권자집회에서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비협약채권자의 출자전환을 비롯한 채무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산은 등 채권단의 도움에 힘입어 자구안도 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채권단은 오는 22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자율협약 개시안을 부의해 29일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채무 원금과 이자 상환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우선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용선료 인하, 현대증권 매각, 전용선 매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를 지켜보면서 재무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실사를 통해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재조정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당초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회사채 만기 연장 등이 성과가 나타나는 대로 출자전환 등으로 지원할 방침이었으나 자율협약 시기를 앞당겨 용선료 협상에 힘을 실어주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결국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22일부터 현대상선 태스크포스(TF)팀은 해외 주요 선주들을 찾아 용선료 협상을 벌였으며, 이달에 2~3차 인하 협상을 진행한다. 협상이 순조로울 경우 4월 중순경 최종 타결이 이뤄지게 된다.
현대상선 측은 "최근 용선료 인하 협상 및 현대증권 매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협약채권자와도 자율협약을 추진 예정"이라며 "향후 다시 개최될 사채권자집회에서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공모사채의 채무조정이 실현돼야 하기에 회사와 사채권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사채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오는 18일 오전 9시 연지동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갖는다. 이날 현정은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이백훈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또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7:1 감자 안건도 상정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