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주주총회에서 7대1 감자를 결정한 현대상선이 다시 사채권자 설득에 나섰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회사채 채무조정이 현대상선 정상화에서 핵심으로 꼽고 있다.
용선료 조정이 없으면 수익성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오히려 용선료 협상 테이블에 앉은 선주들은 사채권자들의 협조 여부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허리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날 주총에서 7대1 감자를 의결해 상장폐지를 면했다.
하지만 이는 단추 하나를 꿴 것에 불과하다. 숨돌릴 틈이 없이 다음 단계에 나서야하는 현대상선이다.
전날 부결된 4월7일 만기도래 회사채 1200억원의 기한연장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채권단은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은행대출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자율협약 개시를 논의한다. 물론 용선료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이런 절차를 통해 비록 4월 7일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연체되더라도 사채권자의 채무조정에 대한 동의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지난 17일 사채권집회에서 채무조정 부결을 매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컨테이너 얼라이언스'G6'에 속해 있는 현대상선이 회사채를 연체하면 이를 디폴트 조건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선주들도 사채권자들의 비협조에 민감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알 수 없다.
해운업계 능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사채권자들이 먼저 결정하기를 꺼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주들도 채권금융기관과 사채권자들의 협조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에 사채권자들의 부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사채권자들의 협조가 가장 핵심인 셈이다. 그래서 첫단추를 잘못 꿴게 아쉬운 대목이다. 애초에 채권단 결정이 결정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후속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현시점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채권단의 자율협약이 시행되고 4월 7일전에 사채권자들이 기한연장에 동의하는 것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금 채권단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회사채 만기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당연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이 좀 더 구체화해 다시 개최되는 집회에서는 사채권자와 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