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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물] '모든 걸 다바꿔' 팡훙보 메이디회장 위기경영 눈길

기사등록 : 2016-04-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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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전 1위 메이디, 실적안정 기업 전망도 '긍정적'

[베이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가전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냉장고·에어컨 등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고, 업체간 출혈경쟁이 가열되면서 저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대형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은 인터넷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고, 거리(格力) 또한 ‘다원화’ 경영을 내세우며 스마트폰과 전기밥솥 생산에 이어 신에너지자동차 업계로의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팡훙보(方洪波) 메이디 그룹 회장은 차별화와 혁신으로 위기를 타개해 글로벌 가전업계의 선두가 될 것이라는 야심을 밝혔다.

<이미지=바이두(百度)>  

◆ 평사원에서 그룹회장까지 성공신화 ‘팡훙보’, “2025년 메이디는 글로벌 가전 리더 될 것”

팡훙보 회장은 중국 업계 내에서 살아있는 성공신화로 통한다. 2009년 8월 메이디 창업자인 허상젠(何享建)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평사원 출신인 팡 회장이 메이디그룹의 새로운 ‘수장’에 등극한 것. 불과 17년만에 그룹 최고 지위까지 오른 팡 회장에 대해 사람들은 ‘로켓을 타고 올라온 사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995년 광고 및 마케팅 책임자로서 그 당시 최고의 광고를 만들며 중국 전역에 ‘메이디 바람’을 불러일으킨 팡 회장은 이후 에어컨 업계에서 다시 한번 우위를 확고히 다지며 메이디그룹 부회장을 거쳐 2009년 메이디 회장이 되었다.

가전 소비 감소 및 국내외 경제환경 악화로 가전 업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팡훙보 회장은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GE가 가전부문을 하이얼에 매각하고, 도시바 또한 백색가전 부문을 메이디 측에 매각하는 등 글로벌 거물급 기업들이 잇따라 가전부문 업무를 포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팡훙보는 차별화(找不同)를 통한 글로벌 리더 업체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메이디그룹 팡훙보(方洪波) 회장<이미지=바이두(百度)>

그는 “지난 30년간 가전업계가 유지해 온 대규모·저비용 모델은 이미 완전히 효력을 잃었다. 제품마다 과잉생산이 심각하고, 판매채널 효율도 저하되면서 다시금 가격전쟁으로 회귀한 상황이다. 왜일까?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드시 다른 것을 찾아야 하고, 똑 같아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우원신(吳文新) 메이디그룹 부총재 겸 에어콘사업부 총경리는 메이디 에어콘의 3대 차별화 전략으로 ‘고품격 외관·첨단기술·시리즈화’를 꼽는다. 에어콘업계 강자인 거리가 2015년 대대적인 가격인하 판촉전을 벌이며 시장 점유율을 사상 최대치인 40%까지 끌어올렸을 때도 메이디가 25%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같은 전략에 따른 제품 경쟁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에어콘뿐만 아니라 전기밥솥 등 생활가전 사업부에서도 메이디는 차별화 및 업계선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메이디가 중국 업체 중 최초로 IH 전기밥솥을 출시한 이후 경쟁상대인 거리와 샤오미(小米) 등도 잇따라 동종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메이디는 중국 가전업계 중 최초로 ‘T+3’ 맞춤형 제작생산을 도입했다. 대량생산 후 재고 중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받은 뒤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재고 부담을 줄인 것은 물론, 중간 유통단계가 기존의 6단계에서 현재 3단계까지 축소됐다. 에어컨부문에서 먼저 도입한 이 같은 생산방식은 현재 세탁기부문으로까지 확대 적용 중이다.

◆ 시가총액 1위, 명실상부 중국 최대 가전업체

거리·하이얼 등 경쟁상대들의 위협이 거세지만 메이디는 아직까지 중국 최대 가전업체 왕좌를 지키고 있다.

현재 메이디그룹의 시가총액은 1300억 위안(한화 약 22조7487억 원)으로, 지난 2년 동안 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2년 처음 증시에 상장할 때 대비로는 98% 증가한 규모다. 거리전기와 하이얼의 시가총액이 각각 37%, 14% 증가한 1200억 위안, 525억 위안에 그친 것과 대비를 이룬다.

중국 증시에서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탓에 메이디그룹의 밸류에이션 또한 10-12배 수준에 불과하지만, 실적은 여전히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고, 잠재력 또한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제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 피치는 메이디의 신용등급을 각각 A3, A, A-로 평가했으며, 향후 전망 또한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대상이 된 중국 가전기업은 메이디가 유일하다.

2015년 2-4분기 하이얼과 거리 매출액이 각각 11%, 17% 감소한 반면, 메이디는 냉장고와 세탁기·소형가전 매출액을 각각 17%, 20%, 8%씩 늘리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세탁기 판매액이 크게 는 것은 ‘T+3’ 방식이 점차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시가총액이나 규모 면에서는 명실상부 1위 업체지만, 기술력이나 브랜드 파워에서는 아직까지 글로벌 브랜드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거리와 하이얼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것 역시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3대 가전제품인 냉장고·세탁기·에어콘 시장 점유율을 보면 메이디의 고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에어컨 시장을 보면, 메이디의 시장 점유율은 25.2%로 1위인 거리에 비해 10%p 뒤쳐져 있고, 냉장고 시장에서는 21.3%의 점유율로 하이얼에 4%p 밀리고 있다. 심지어 에어콘 시장에서는 점유율 9.6%로 업계 4위에 머물러 있다.

전기밥솥·전자레인지 등 다수 제품군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소형가전부문의 매출액으로는 에어컨 매출액의 부족분을 메우기 힘든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hongwoor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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