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구루들이 이머징마켓 매수 열기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중국의 증시 부양책은 지난 10년 미국 정부가 주택 매입을 적극 장려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상황과 흡사하다는 주장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밀켄 연구소의 2016년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일부 투자가들이 이머징마켓의 투자 리스크를 강력하게 경고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경제자문관은 컨퍼런스에서 “중국 정부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을 과도하게 부추겼다가 거대한 버블을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증시는 미국 주택 버블이 붕괴되기 전의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 성장률 5.5~6.5%를 겨냥한 투자와 금융 자산의 베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엘-에리언은 강조했다.
이머징마켓 전반에 대한 비관론도 제기됐다. 스티븐 타난바움 골든트리 애셋 매니지먼트 대표는 일부 이머징마켓의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및 미국의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리스크-온’ 심리가 끌어올린 신흥국 자산 가격 상승이 힘을 다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당장 관련 증시에 베팅하는 것보다 주가 하락이 본격화될 때 보다 매력적인 진입 시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큰손’들은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여행객과 같은 투자자들이 북새통을 이루면서 자산 가격을 부풀렸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뉴욕증시의 생명공학 섹터에서 나타난 것처럼 핫머니가 급속하게 밀려들었고, 이들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증시에 충격을 가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와 상품 가격 상승을 근거로 아시아를 필두로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엘-에리언은 “악재가 불거질 경우 이머징마켓의 펀드플로가 급반전을 이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