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신흥국 채권과 정크본드 시장이 기로에 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석유 가스 섹터의 디폴트 상승이 하이일드 본드 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하고 있고, 이머징마켓 회사채 역시 상승 동력이 힘을 다했다는 진단이다.
5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에너지 섹터의 디폴트율이 6%까지 뛸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파장이 이미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원유 생산 현장 <출처=AP/뉴시스> |
지금까지 미국의 점진적인 경제 성장이 기업 현금흐름에 버팀목을 제공한 한편 상품 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을 일정 부분 차단했지만 에너지 부문의 디폴트 상승이 투기등급을 필두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 성장이 저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상승할 경우 디폴트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무디스는 경고했다.
지난해 4분기 3.2%를 기록한 회사채 디폴트율은 올해 1분기 4.1%로 상승했다. 또 이달 디폴트율은 1990년 이후 장기 평균치인 4.7%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무디스가 집계하는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는 지난 3월 말 10.2%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기 평균치인 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와 별도로 투자은행(IB) 업계에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시장이 분기점을 맞았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지난 2월 본격화된 반등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아르헨티나가 165억달러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 이머징마켓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투자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하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지표들이 적지 않다. 이머징마켓 채권의 신용등급이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등급 강등을 검토 중인 기업 수는 6년래 최고치로 늘어났다.
루이스 코스타 씨티그룹 이머징마켓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이머징마켓 신용시장의 총수익률이 정체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정점을 찍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