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제할 수 없는 초대형 산불로 곤욕을 치르는 캐나다 알버타에 펀드매니저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알버타주가 발행한 채권 가격이 급락하자 저가 매수를 겨냥한 ‘사자’가 몰려든 것.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알버타주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은 온타리오주의 채권에 비해 무려 321bp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캐나다 알버타에서 발생한 산불<사진=블룸버그> |
지난주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원유 생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고조, 채권 가격을 강타한 결과다.
대형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도 알버타주의 채권은 상대적인 약세가 두드러졌다. 에너지 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 특성상 2014년 6월 이후 60%에 이르는 유가 하락이 커다란 악재였다.
알버타주의 GDP는 지난해 4% 위축, 유가 폭락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주정부는 내년까지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한편 부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이은 악재가 투자자들의 알버타주 채권 매도를 강하게 부추겼지만 최근 펀드매니저들의 움직임에 변화가 뚜렷하다.
채권 수익률 상승이 과도했고, 알버타주가 산불로 인한 위기를 극복해 내기 위한 재정적인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저평가 매력을 발견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손실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적극적인 매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알버타주의 2분기 GDP 성장률 후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거시경제 리스크를 반영, 알버타주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하지만 일부 펀드매니저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브라이언 칼더 프랭클린 비셋 인베스트먼트 매니저먼트 채권 트레이더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알버타주 채권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일 뿐”이라며 “산불과 이에 따른 에너지 업계 타격은 단기적인 악재”라고 주장했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재정 부담을 결국 연방정부부터 보험업계까지 분담하는 수순을 밟게 되고, 이를 감안할 때 알버타주의 채권 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호센 마자이 매뉴라이프 애셋 매니지먼트 채권 이사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알버타주 채권은 커다란 저평가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온타리오주나 브리티시 콜롬비아주가 발생한 채권보다 선호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인 하락 리스크와 변동성 상승 가능성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글로벌 주요 지역에 비해 투자자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편 올 회계연도 알버타주가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141억캐나다달러로 38% 급증했고, 내년까지 증가 추이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알버타주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5.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온타리오 주의 부채 비율인 4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