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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축 '바람잡기'에 월가 이색 반응

기사등록 : 2016-05-24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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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들 과거 '양치기 소년' 행각에 신뢰 상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 매파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 것은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금융시장에 사전에 예고해 충격을 방지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뉴욕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한편 달러화가 강하게 상승, 연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 가운데 회의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

정책자들이 소위 ‘바람잡기’에 분주한 행보를 취하고 있지만 실상 긴축을 단행하기까지 예상보다 장기간 뜸을 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고 있다.

성급하게 내달 긴축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서기보다 신중하고 노련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23일(현지시각)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은행 총재가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또 한 차례 부각시켰다.

지난주에 이어 연준 정책자들은 고용 시장 개선과 해외 금융시장 혼란의 진정 등을 근거로 들며 앞다퉈 긴축을 옹호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이들의 발언에 귀를 열어둔 상태다. 하지만 반응은 한결 무뎌졌다. 4월 회의 의사록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인된 직후와 달리 투자자들이 한 발 물러나 연준의 정책 성향을 돌이켜보자는 움직임이다.

연준은 지난 10년간 금리인상을 단 한 차례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25bp의 최소 규모 긴축을 단행하기까지 연준은 약 2년간에 걸쳐 금융시장에 시그널을 제시했다.

미국 국채시장이 예상하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1개월 전 10% 미만에서 최근 30%로 뛰었지만 연일 이어지는 매파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는 지극히 미지근하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펀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최근 수년간 마지막 순간에 금리인상 단행이 불발된 일이 수 차례였다”며 “정책자들은 금융시장에 여전히 선제적 가이드를 주려고 하지만 이는 시장의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2014년 10월 3차 양적완화(QE) 종료 후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금리인상이 이루질 수 있다고 언급했고,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첫 긴축 시기를 2015년 6월로 점쳤다.

하지만 실제 긴축은 12월에 가서 단행됐고, 연초 옐런 의장은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실행이 보류됐을 뿐 아니라 연내 긴축도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의 발언을 양치기 소년의 경고쯤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들이 옐런 의장에게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그가 정말 원하는 정책 기조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며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의 발언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책 변화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금융시장이 아니라 오히려 연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리시나 메마니 오펜하이머펀드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사전 예고와 무관하게 연준의 금리인상에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긴축 이후 연준에 필요한 것은 매파 행보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인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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