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최양희 미래창부과학부(이하 미래부) 장관의 잇단 ‘대외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ICT 주무부처에 걸맞는 역할과 태도를 요구하는 대내외 목소리를 의식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7일 미래부에 따르면 최 장관은 올해에만 총 14번의 공식 현장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 일정 10차례(해외 인사 접견 제외)보다 4회나 많은 것이다. WIS(월드 IT쇼) 등 주요 행사 참관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최 장관의 대외 행보가 올 상반기에 유난히 집중된 셈이다.
이에 미래부 관계자는 “공식 일정이 몰려 있었던 것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ICT 주무부처로서의 역할론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최 장관이 황급히 위기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팽배하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진=미래창조과학부> |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된 미래부는 기존 교육부, 방통위, 지식경제부(현 산업부)가 맡고 있던 일부 업무를 이관해 담당하고 있다. 현 정권의 숙원사업인 창조경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주요 업무는 ICT 정책 수립 및 산업 육성 측면에서는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창조경제의 실효성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어 여야 여부를 떠나 정권이 교체되면 미래부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부가 ‘시한부 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미래부는 올해 가장 중요한 ICT 현안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있어 주무부처에 걸맞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통3사의 ‘이전투구’가 반복될 때 명확한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사전 단계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6개월 넘게 진행되는 동안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해 지나치게 끌어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장관은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정위 심사가 너무 느리다”는 의도된 발언을 했지만 이마저도 정재찬 공정위원장이 “법적심사기간을 넘기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몫을 할 뿐”이라고 반박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빠른 심사를 촉구할 의도였다면 보다 이른 시기에 명확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최 장관이 ‘의기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잇단 대외 행보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단통법 개선,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제4이통, 주파수 경매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 전반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미래부는 정책 뿐 아니라 예산운용, 연구성과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나쁜 평가를 받았다”며 “이미지 개선이 아닌 당장 눈앞에 닥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슈 등을 어떤 방식으로 현명하게 처리할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