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지난 2월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폭등하자 금융업계의 행보가 바빠졌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석유 업계의 자산을 저가에 매수, 중장기적인 차익을 올리겠다는 노림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일(현지시각) 장중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51.34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 마감가 기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를 넘어선 유가는 꾸준히 고점을 높여가는 움직임이다.
미국 텍사스주 유전 <출처=블룸버그> |
유가가 지난 2월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폭등, 추세적인 하락에서 반전을 이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자 금융업계가 유정을 포함한 자산 ‘사냥’에 본격 나섰다.
유가가 바닥을 찍은 뒤로 가파르게 뛰었지만 한계 상황에 몰린 석유 업체들은 여전히 유동성 문제와 경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노스 다코다 지역의 신규 유정 탐사는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채 원리금 상환을 위해 관련 자산이 연이어 매물로 나오자 금융업계가 소위 바겐 헌팅에 나선 셈이다.
골드만 삭스에서 석유 산업 베테랑으로 꼽혔던 투자은행가가 설립한 사모펀드 업체 록 리소시스는 옥시덴탈 정류로부터 340여개에 이르는 유정을 사들였다.
16억달러의 투자 자금을 손에 쥔 록 시소시스는 파산 위기에 몰린 석유 업체들의 자산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NP 리소시스 역시 휘팅 정유로부터 53개 유정을 매입했고, 파운데이션 에너지 역시 노스 다코타 지역에서 유정을 포함한 석유 업계 자산 매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에너지의 에디 레아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석유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며 “이 때 투자 기회가 잠재돼 있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고 말했다.
에머럴드 오일을 포함한 다수의 석유 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했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매물로 나오는 자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신규 투자 역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의 신규 투자자들이 적절한 시기를 엿보고 있다. 이들은 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 선에 안착할 때 적극적인 자산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이다.
앤젤러스의 폴 하먼 파트너는 한 라디오 방송의 투자 프로그램에 출연, 고유가 시절 상당수의 석유 업체들이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늘렸고, 유가 하락으로 이들이 부메랑을 맞은 상황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