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경 기자]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 '첫 화면(검색화면)'을 잡기 위한 맞대결이 가열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잠금화면과 런처로 양분됐던 첫 화면 대결이 모바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첫 화면에 사용자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 트래픽이 몰린다. 트래픽 성장에 따른 자사 신규 서비스 홍보와 광고 매출 증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양사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네이버의 주제판(위)와 카카오의 주제탭(아래) <사진=각사> |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21개의 '주제판'을, 카카오는 12개의 '주제탭'을 운영하고 있다. 주제판과 주제탭은 뉴스, 연예, 스포츠, 쇼핑, 직장인, 웹툰 등 각사 모바일 웹페이지 검색 창 하단에 표기된 콘텐츠 분류 방식을 뜻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모바일 개인화 설정 기능인 '메인 편집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주제판을 선택하고 순서를 변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펀웹툰' 탭을 신설한 이후 '홈앤쿠킹', '여행맛집', '남녀공감' 등 다양한 신규 탭을 지속해서 추가하고 있다.
양사는 콘텐츠의 다각화와 더불어 타겟팅에도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주제판의 순서와 구독 여부를 설정할 수 있는 만큼 주제판 세분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정 이용자의 수요가 높은 주제판은 사용자 성향에 따라 콘텐츠를 달리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쇼핑'판은 20대 여성, 30대 남성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콘텐츠가 제각기 다르다.
네이버 측은 "푸드/리빙 판을 개별로 쪼개는 등 주제판을 세분화하거나 통폐합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모바일 콘텐츠 니즈를 고려하며 유연하게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용자 반응형 콘텐츠 추첨 시스템 '루빅스(RUBICS)'의 적용 범위를 뉴스에서 콘텐츠까지 확대했다. 루빅스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사용자는 주제별 135개의 세분화된 채널을 구독해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첫화면에서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양사가 포털의 첫 화면에 주력하는 이유는 매체력(브랜드 인지도)이 모바일 광고에서 중요한 경쟁요소이기 때문이다. 포털의 첫 화면과 뉴스 등 사용자 트래픽이 몰리는 서비스 영역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은 광고 효과를 높여준다는 기대감을 낳는다.
모바일 광고는 사용자가 반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광고주가 원하는 고객군을 설정하기도 수월하다. 개인이 보유한 스마트폰에 광고를 내보내면서도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최적화된 광고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주제판'은 네이버 서비스끼리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여행'판에는 호텔, N항공권이 노출되며 '문화'판에는 네이버예매 공연 콘텐츠가 노출되기도 한다. <사진=네이버> |
자사 신규 서비스의 홍보는 물론 서비스간 연결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모바일 포털 첫 화면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길목을 지키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예매, 네이버쇼핑, 네이버호텔 등을 노출시키고 있으며 카카오는 신규 앱을 출시할 때마다 띠배너를 모바일 첫화면에 배치하고 있다.
강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집객력을 확보할 수 있는 컨텐츠가 풍부한 포털사업자들의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광고비가 지출되고 있다"며 "강력한 플랫폼을 확보한 과점적 사업자가 모바일 광고시장의 확대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용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PC 기반의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모바일 광고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네이버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작년 1분기 1850억원에서 3360억원으로 1년 새 81.6%나 성장했다. 이는 온라인 광고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반면 카카오의 온라인 광고 매출은 급감하는 대신 모바일 광고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 단일 조직이었던 서비스 부문을 포털과 소셜 부문으로 개편한 이유도 포털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변을 통해 광고 매출이 갑자기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포털 부문으로 묶인 미디어와 다음앱의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고 매출은 이번 조직 개변 외에도 지속해서 신경쓰고 있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모바일 광고 효과 증대 차원보다는 PC와 모바일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 소비에 따른 사용자 니즈를 충족하려는 목적이 우선일 것"이라며 "이용자는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하게 되고 업계는 이들 플랫폼을 활용해 이용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는 윈윈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온라인광고협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인터넷 광고시장은 전년 대비 11.1% 성장한 3조436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모바일 광고시장은 20%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인터넷 광고시장 내 점유율도 42.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