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기록적인 폭락을 연출한 파운드화가 최근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의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3일 국민투표에 앞서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할 경우 자산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저가 매수가 유입, 반등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번졌지만 파운드화 하락 전망이 반전을 이루지 않으면 예상했던 ‘바겐 헌팅’이 가시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영국 신임 총리가 사실상 확정된 데 따라 정치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로 올랐던 파운드화는 12일(현지시각) 상승폭을 더욱 높였다.
이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장중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상승 탄력을 과시했고, 그 밖에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여전히 파운드화 하락 베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의 파운드화 하락 포지션은 상승 포지션보다 8만1986계약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 3월말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가 13%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지만 약세 흐름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 5월 마지막 주 파운드화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 업계는 최근 2만9819계약 순매도 포지션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순매도 포지션이 오히려 파운드화의 가파른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숏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해당 자산 가격의 급등이 연출되는 상황은 시장 전반에 걸친 일반적인 특징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모든 시장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HSBC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극심하게 한 쪽으로 치우친 포지션이 가파른 가격 움직임을 초래할 수 있지만 그 방향은 상승과 하락 중 어느 쪽으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포지션 불균형은 향후 자산 가격의 방향보다 변동성과 더욱 깊이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와 영국 정책자들은 파운드화의 하락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자산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파운드화의 추가 낙폭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이 문제에 대한 전망이 뚜렷해질 때까지 영국 자산의 저가 매수 유입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파운드화가 연말까지 12%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밖에 골드만 삭스와 노무라 등 주요 IB들 역시 일제히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