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14일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마크 카니 BOE 총재가 브렉시트 여파로 자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을 우려해 올 여름에 통화 완화 조치를 단행할 것이란 의사를 내비친 바 있어 금리인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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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 시장에서는 BOE가 기준금리를 종전 0.5%에서 0.25%로 0.25%포인트(25bp, 1bp=0.01%p) 인하할 가능성을 75%로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BOE는 2009년 3월 후 7년여 만에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인스는 "BOE는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을 경우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닐 윌리엄스는 "최근 파운드화 약세는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BOE의 목표치인 2%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파운드가 달러와 등가(패리티)를 이룰 정도로 약세를 보일 경우 영국 물가상승률은 내년 5월쯤 2.25%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 다음 달 물가보고서까지 동결할 수도
다만 FT는 이번주 통화정책회의 때까지도 BOE가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가 받을 충격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밖에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매판매, 고용지표,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들은 9월이 돼서야 발표될 것이고, 기업들의 향후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8월이 돼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BOE 통화정책 위원을 지냈던 앤드루 센탠스 PwC 선임 경제고문은 앞서 FT에 기고한 글에서 "BOE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때까지 현 통화정책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섣불리 부양책을 쓸 경우 BOE가 쓸 수 있는 실탄을 미리 소진할 뿐만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불안 심리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BOE는 기준금리를 0.5% 밑으로 낮출 경우 얻게 될 이득이 없다고 결론 지은 바 있다. 영국 기준금리가 0.5%보다 낮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면서 자본조달이나 신규 대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카니 총재 역시 지난달 말에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이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또한 그는 브렉시트가 물가와 성장에 미친 충격을 전적으로 평가한 분기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다음달 발표될 때쯤이면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사용 가능한 통화정책 범위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BOE가 분기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나오는 8월4일까지 기다릴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FT는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BOE가 은행대출자금 지원제도(FLS) 등을 통해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BOE는 지난 2012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3750억파운드의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매입 자산의 대다수는 영국 국채로 구성돼 있으나, 회사채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의 외부 위원인 마틴 윌은 "BOE는 민간 부문 채권을 매입한 역사가 300년이나 있다"며 "민간 부문 자산 매입에 대한 표본이 마련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발생할 어려움을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