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대통령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캐나다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일본과 독일, 중국 등 주요 증시에서 ‘팔자’에 무게를 두는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 달러 <출처=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투자자들은 아이셰어 MSCI 캐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7억6810만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2위 선진 증시로 꼽히는 캐나다가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처로 부상했다는 해석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결로 가닥을 잡은 대선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UBS는 미국 슈퍼 부자 고객들이 현금 비중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고 밝히고, 그 배경으로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꼽았다.
여기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투자자들을 해외로 밀어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계에 걸친 성장 둔화와 정치 리스크,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진 투자자들은 상품 시장의 반등을 근거로 캐나다 ETF를 사들이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캐나다의 경제, 정치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도 미국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일본 관련 ETF가 96억300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고, 독일과 중국 관련 ETF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2억8000만달러와 16억3000만달러 순매도를 나타낸 점을 감안할 때 캐나다 주식의 인기몰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커트 레이만 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올해 캐나다 증시가 신데렐라로 부상했다”며 “미국 달러화로 캐나다 자산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선진국 투자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고 전했다.
캐나다 달러는 지난 1월 13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뒤 13%에 달하는 가파른 상승 반전을 이뤘다. 캐나다 증시 역시 금속 상품과 에너지 섹터의 주도로 가파르게 뛰었다.
기초 소재 섹터가 올해 상반기 무려 51%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해 30년래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제, 사회적 안정성을 갖춘 데다 경제 펀더멘털 역시 탄탄하다는 점에서 캐나다 증시의 자금몰이가 지속될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