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초저금리와 투자자들의 수익률 추구가 맞물려 기업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앞으로 수 년 이내에 신용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시장 금리와 인플레이션 등 시장 지표 변화 및 기업의 신용 저하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용시장에서 앞다퉈 빠져나가면서 이른바 ‘크렉시트(Crexit)’가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최근 51조달러 가량으로 집계된 민간 기업의 부채가 2020년까지 75조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기업의 신용 상태가 뒷받침되는 한편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여지가 낮다. 하지만 실상 최선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수 년 이내에 신용시장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금융 여건을 악화시켜 또 한 차례 시스템 측면의 위기를 일으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소위 크렉시트가 갑작스럽게 현실화되면서 금융시장을 뿌리부터 흔들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는 충격의 강도의 문제일 뿐 모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S&P는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높은 포지션을 필두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을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신용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저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이 극심한 수익률 추구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될 수 있다고 S&P는 전했다.
이는 최근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으로 뭉칫돈이 밀려든 상황에서 설득력을 얻는 주장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에도 투자자들은 신흥국과 정크등급 채권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신용대란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 성장률 부양을 위해 과도한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S&P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은 경제 성장률보다 기업 부채를 더 빠른 속도로 늘려 금융 위기 가능성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까지 민간 기업의 부채 규모는 S&P의 종전 전망치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이 한계 수위를 맞을 경우 기업들은 질서 있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와 다를 것으로 S&P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비금융 부문 기업 가운데 이미 절반 가량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떠안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S&P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