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수퍼달러'가 다시 도래해 3분기 미국 기업 실적에 맞바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2일 크레디트스위스(CS)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가치는 지난 1월 중순부터 기록했던 낙폭을 절반 가량 만회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4월 중순까지 99일 동안 6% 하락했으나, 그 이후 현재까지 81거래일 동안 3.4% 반등한 상태.
달러지수 추이 <자료=크레디트스위스> |
이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내려지기를 전후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가격이 상승(금리는 하락)하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기대감이 낮아지자 미 달러에 대한 선제적 매수가 몰린 영향이다.
나아가 영란은행(BOE)과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 도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파운드와 엔화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추세에 기여했다.
BOE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들은 다음 달에 통화완화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충격이 명확해지면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으며, 오는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 BOJ도 추가 부양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미국 투자전문 매체인 밸류워크(Valuewalk)는 미 달러화가 다시 강세 통화가 되는 상황이 재연되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원자재업계 이외 미국 업체들은 이미 달러 강세가 2분기 기업 실적에 충격을 줬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는 환율 변동성으로 2분기 매출이 3억300만달러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S&P500 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 증가율 전망치<자료=팩트셋> |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익이 전년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5개분기 연속 실적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올 3분기에도 S&P500 기업 실적이 전년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는 예상 증가율이 3.3%였으나 6월 말에 0.6%로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이번에 0.1%로 또 한 차례 낮춰진 것이다.
S&P500 기업들 중 산업주를 비롯한 8개 섹터에서는 전분기대비 기업 이익 증가율 예상치를 하향했다. 산업주는 지난 3월 말에 올 3분기의 예상 순익 증가율을 4.3%로 제시했으나, 현재는 마이너스(-) 5.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달러 강세로 인해 S&P500 기업들의 올해 주당 순익(EPS) 증가율이 1%포인트(p) 낮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BOA는 S&P500 기업들의 올해 EPS가 117달러로 전년대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봤으며 내년에는 125달러로 전년대비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