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아래로 방향을 잡았다.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9월 금리인상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성명서의 단기 리스크가 경감했다는 문구를 둘러싸고 골몰했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올릴 만큼 매파 기조를 취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6개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장중 0.4% 내외로 하락했다.
전날 회의 성명서 발표 직후 상승 모멘텀을 받은 뒤 약보합으로 돌아섰던 달러는 선진국 통화는 물론이고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 정책자들은 실물경기에 대해 한층 개선된 평가를 내놓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매파로 해석하는 투자자들은 찾기 어렵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경기 판단이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스티브 잉글랜더 씨티그룹 외환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성명서 문구와 단어들을 면밀하게 분석한 끝에 실물경기 리스크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가 시장의 예상만큼 강하기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이전에 제시했던 리스크 가이던스의 맥락에서 파악해 보면 성명서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인상에 비해 정책자들 목소리의 톤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BK 애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버그 외환 전략가 역시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에서 연준이 12월까지 금리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베노 갈리커 스위스 루저너 캔토날뱅크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성명서 내용이 예상했던 만큼 매파에 치우치지 않았다”며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와 증권의 카메오카 유지 외환 전략가 역시 “연준의 경기 판단이 개선됐지만 9월 금리인상 여지는 낮다”며 “달러화가 주요 통화 전반에 대해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1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역시 정책자들의 손발을 묶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준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메이저급 이벤트에 따른 실물경기 및 금융시장 파장을 간과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혼조 양상을 보이는 경제 지표 역시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6월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뤘지만 내구재 주문과 무역수지 적자 등 그 밖에 지표는 여전히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