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글로벌 2위와 5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간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지난해 말 신고된 세계 2위와 5위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인 LAM리서치(미국)와 KLA텐코(미국)의 합병 건에 대한 심의절차를 종료한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결합 당사자가 합병을 자진 철회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합병이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하고 미국 법무부(DOJ) 반독점국 등 결합 당사자에게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KLA텐코의 주요 계측 및 검사 장비 관련 자산 매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양사는 반도체 제조장비 전체 시장에서는 각각 2위, 5위에 해당되지만, 핵심 제조장비 부문에서는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LAM리서치는 반도체 웨이퍼 막을 자르는 식각(Etch) 장비 부문에서, KLA텐코는 제조장비 및 반도체 웨이퍼의 계측 및 검사 장비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합병 심사에 있어 미국, 중국 등 외국 경쟁당국과 공조해 왔으며, 특히 미국 법무부(DOJ) 반독점국과는 사건 초기부터 매월 전화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왔다.
이번 합병 철회는 지난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도쿄 일렉트론(TEL) 합병을 제동한데 이어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간 대형 기업결합에 제동을 건 두 번째 사례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이번 합병이 무산되면서 국내외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계측 및 검사 장비를 원활히 공급받음으로써 공정장비의 개발 및 혁신을 통한 경쟁력 유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