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등에서 발언한 대량 탈북사태에 대비해 탈북민 정책을 '사회통합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집단 탈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지난 4월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은 국내 모처의 숙소로 향하는 모습이다.<사진=뉴시스/통일부>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량 탈북사태 발생시 지원제도 등 정부 준비상황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대변인은 먼저 대량탈북에 대비해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번째 정부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이 다음 달이면 탈북민 3만명 시대가 된다. 3만명이 돌파가 될 텐데 그것에 맞춰서 기존의 탈북민 정책방향을 '사회통합형'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런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그다음에 지원체계를 효율화시키는 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탈북에 화난 김정은이 궁석웅 외무성 부상(차관)을 숙청(혁명화 교육)했다'는 언론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지금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확인해보고 말씀드릴 수 있으면 드리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대북 소식통을 인용, 지난 7월 말 태영호 공사의 한국 망명 책임으로 유럽지역을 담당하는 궁석웅 부상이 지방 협동농장으로 혁명화 교육을 가고, 외무성 유럽 라인의 간부 4명이 지방으로 좌천됐다고 보도했다.
정 대변인은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 10명이 한꺼번에 탈출했다는 언론보도와 국가안전보위부(성) 국장급 간부의 탈북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은 사안", 혹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 간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량 탈북사태를 언급하며 탈북자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조속히 갖출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며 통일의 시험장"이라면서 "관계부처는 탈북민 정착 제도를 재점검하고 자유와 인권을 찾아올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조속히 갖춰 나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통일부 '사회통합형' 탈북민 정책이란?
한편 정 대변인이 언급한 사회통합형 탈북민 정책의 내용과 관련해선 지난 5월 학술회의에서 통일부 관료가 발표한 논문이 주목을 끈다.
통일부 박상돈 과장은 지난 5월16일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가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과 공동주최한 '초국가적 위협의 평가와 대응' 주제의 6차 국제공동학술회의에서 '북한 이탈 주민의 정착지원 실태와 과제'란 발제를 통해 "우리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정착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서 "남북하나재단에서 실시한 2014년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4명 중 1명이 지난 1년 동안 차별 또는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이러한 실태를 고려해 한국 정부는 앞으로 사회통합형 탈북민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취·창업 지원과 함께 자산형성 제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탈북민들의 자립 기반을 확충하고 탈북 청소년들을 통일미래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에 정착한 탈북민에게는 민주시민교육 등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부적응 탈북민들에 대해서는 금융교육, 생활법률, 심리상담·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탈북민 성공사례 발굴과 자원봉사 등을 장려해 탈북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3만명의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서 건강한 이웃으로 자리잡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남과 북의 실질적인 통합과정이고 중요한 통일준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