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유엔은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설사병을 앓는 어린이가 한 달 만에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에 한 아이가 서있다. 유니세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사진=유니세프> |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북한 수해 긴급 대응계획(DPRK flood Emergency Response Plan)' 보고서를 통해 황해북도 지역에서 지난 9월 한 달간 5세 미만 어린이 설사 환자 수가 전달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증 급성영양실조(Severe Acute Malnutrition) 증세로 같은 달 병원을 찾은 어린이도 같은 기간 4배 정도 늘었다.
유엔은 함경북도 지역의 수도와 위생시설이 파손돼 60만여 명이 피해를 보았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오염된 우물과 수동 펌프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수인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적어도 45개 보건소가 피해를 보았고 기본적인 의료 장비와 필수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인성 질병과 전염병이 확산할 위험도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재민들이 당국의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있지만, 배급량이 하루 300g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며 "배급만으로는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5세 미만 어린이 5만여 명과 임산부와 수유모 5만여 명에게 영양보충식과 미량영양소 가루, 비타민 A를 제공했으며, 어린이들을 위해 치료용 식량 3000여 명분을 지원했다. 또 수재민 14만3000여 명에게 고열량 비스킷 145t과 콩 260t, 시금치 씨앗과 통조림 1만여 명분을 전달했다.
유엔은 추가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취약계층 4만5000여 명에게 영양 과자 930t과 영양강화 식품을 지원하며 14만3000여 명에게 콩 1070t과 기름 107t도 지원할 계획이다. 집을 잃은 수재민 2만8000여 명에게는 방수포와 조리기구, 이불 등을 지원하고 150가구에는 임시거처를 위한 텐트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수재민 7840명이 임시로 지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자재를 구입했으며, 7700여 가구를 위한 지붕 자재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제공할 예정이다.
유엔은 "학교와 유치원 보육원 54곳이 피해를 보아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린이 1500여 명에게 학용품을 지원하고 11개 학교에 긴급 교육 용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6개월간 북한 수해 복구를 위해서 289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모금액은 목표액의 25%에 불과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