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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하루 앞둔 월가, 대응과 시나리오 ‘전시상황’

기사등록 : 2016-11-08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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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 거래 폭발..고객 가이드 제시 분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전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시장 급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주요 IB 업체들이 투자자들에게 대선 전후 시장 예측 및 대응 전략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또 달러화와 채권, 금 및 상품, 지역별 주식시장 움직임은 지난 6월23일 치러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전 상황과 흡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사진=AP>

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월, 화요일 이틀간 미국 주식옵션 거래가 10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월 첫 주 수치를 뛰어넘은 결과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상자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의 거래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미국 대선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대한 표심에 따라 멕시코 증시와 페소화가 급등락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주 23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장중 19 내외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미국 국채시장 변동성 지수 역시 지난달 말 2년래 최저치에서 가파르게 상승, 이날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특징적인 것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과 관련,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상당수의 자산운용사들이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대비한 리스크 헤지 포지션을 축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밀레니엄 글로벌 인베스트먼트가 공화당의 승리 가능성을 35%로 예측, 이에 상응하는 헤지 전략을 취하고 있고, 올드 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와 야누스 캐피탈 역시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방어를 풀지 않고 있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라이언 마이어버그 야누스 캐피탈 머니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포트폴리오의 하강 리스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 밖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프라비트 친타웡바니흐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 대선 관련 헤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이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장중 S&P500 지수 옵션은 대선 직후인 9일 S&P500 지수가 3.7% 등락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 경우 대선 관련 최대 규모의 주가 변동 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이날 주요 자산 가격의 움직임이 브렉시트 국민투표일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전세계 지수가 1% 이상 올랐고, 국채 선물은 1% 이내로 나란히 하락했다. 금값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진 날 1% 가량 내렸고, 이날 역시 장중 1.5% 떨어졌다.

블룸버그 상품지수가 나란히 강보합을 나타냈고, MSCI 이머징마켓 지수도 각각 1% 내외로 상승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다만,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브렉시트 당시 0.5% 가량 내린 데 반해 이날 0.5% 가량 상승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가려진 6월24일 전세계 주가는 폭락했고, 금값은 5% 가까이 뛰었다. 국채와 달러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주요 IB들은 고객들에게 대선 이후 주요 자산 및 주식시장 개별 섹터 움직임에 대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대부분의 전략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클린턴 후보가 이길 경우 단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랠리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트럼프 후보가 이길 때 S&P500 지수가 11~13%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클린턴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할 때 상승률은 2~3%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주식시장의 필수 소비재와 에너지, 금융 섹터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경우 소재와 부동산 섹터가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모간 스탠리는 대선 이후 정치권 분열로 인해 세제 개혁과 인프라 투자 확대 등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정책 시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일부 IB들은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을 감안할 때 9일 오전까지 최종 결과가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9일 자산시장이 널뛰기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대표적인 현금성 상품에 해당하는 머니마켓펀드(MMF)로 36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밀려들었다.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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