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양덕 기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압승이 확정된 가운데 이에 따른 한국과 중국의 반응이 엇갈릴 것이라는 평가가 홍콩 매체에 의해 제기됐다.
홍콩 펑황웨이스(鳳凰衛視 봉황TV)의 유력 시사 프로그램 ‘환위다잔뤠(寰宇大战略)’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에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의 입장이 뚜렷이 갈릴 전망이다.
중국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종전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힐러리 민주당 후보 보다 훨씬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남중국해 영유권 확보에 ‘사활’을 건 중국은 미국의 간섭이 느슨해진 틈을 타 영유권 주장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방송 프로의 패널로 참석한 레이첸(雷倩) 타이완 국민당 입법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과거 클린턴 대통령의 동북아 전략을 보면 미-일 우호 관계 유지, 한-미 군사 활동 강화, 동남아·중앙아시아 국가와 협력 수위를 강화하는 정책이 주류였으며,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간섭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사진=바이두(百度)> |
중국은 트럼프의 안보관에 대해서도 내심 반기는 눈치다. 트럼프는 과거 한국 안보는 한국이 알아서 지키라고 발언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기본 안보노선인 ‘평화 안정’과는 배치되는 정치관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중국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현재 아시아 정세 최대 이슈인 ‘한국 사드배치’도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현안이다.
이에 반해 한국과 필리핀은 트럼프 당선이 자국 안보에 있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다른 패널 쉬아이궈(許愛國) 정치 평론가는 “트럼프는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고 나아가 세계를 바꿀 수 있다”며 “트럼프가 일본, 한국 주둔 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주(駐)필리핀 미군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가 강조해온 ‘보호무역주의’에 있어서는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전개할 뜻을 누차 밝혔다. 이는 시장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국제 무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려는 것이라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과거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중국에 4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미국 여론 역시 중국에 여전히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은 앞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레이첸(雷倩) 위원은 “보호무역주의가 실제로 발동하면 중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시아 국가 6개국 가운데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중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인 36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인의 트럼프 지지율은 39%로 6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한국은 7%로 가장 낮았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