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펀드매니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4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을 뽑은 ‘블루칼라’ 계층이 그의 정책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트럼프의 당선 후 보였던 강세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로스는 16일(현지시각) 월간 투자 전망을 통해 “트럼프의 임기는 짧은 4년이 될 것이지만 일자리가 없거나 낮은 보수를 받는 미국 유권자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트럼프 강세장’은 없을 것”이라며 전세계 투자자들이 3~5%의 연간 수익률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 그로스 <사진=블룸버그> |
그로스는 “‘트럼피안 여우(Trumpian Fox)’가 ‘포퓰리즘의 닭장’ 안으로 들어갔다”며 “이것은 미국의 중산층이 무엇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지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았다고 밝힌 그로스는 클린턴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도 근로자 계급을 위한 임금 재분배를 트럼프 당선인보다 더 잘했을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그는 “대규모의 기업 이익을 미국으로 환원해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늘리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면서 지난 2004년 정부의 유사한 노력이 결국 대규모 자사주매입과 배당, 보너스로 이어졌으나 눈에 띄는 투자 증가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세계적 포퓰리즘 물결에 대해 그로스는 “전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이 행진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의 국내총생산(GDP) 배분 감소세가 반전하지 않는 한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현상 유지에 그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감세와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가 낮은 순익과 주가수익비율(P/E)을 낳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