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재무장관으로 발탁된 스티브 므누신이 세금 인하를 통해 미국 성장률을 2009년 이후 평균치의 두 배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복안을 내놓았다.
경기 침체 탈피 이후 2.1%에 그친 미국 경제 성장률을 3~4%까지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목표는 과거 4명의 대통령 가운데 3명이 제시했던 수치다.
스티브 므누신 <사진=AP/뉴시스> |
이와 함께 므누신 지명자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국의 환율조작국 재지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 성장 가속화에 대한 기대를 크게 높인 가운데 재무장관 지명자가 내놓은 장밋빛 전망에 대해 월가는 회의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
골드만 삭스 파트너 출신의 므누신은 CNBC와 30일(현지시각) 단독 인터뷰를 통해 감세를 통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최대 4%까지 개선시킨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법인세를 기존 35%에서 15%로 떨어뜨릴 때 발생하는 실물경기 부양 효과가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 이익금을 환입하는 데 적용하는 세율을 10%로 낮춰 유동성 유입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 금융의 새 판 짜기에 대한 청사진도 내놓았다.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구조조정 및 민영화를 통해 관련 금융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얘기다.
재정 확대에 따르는 예산 마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므누신은 초장기 국채 발행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일부 유럽 국가와 같은 50년 혹은 10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 파죽지세로 오른 달러화에 대해 그는 말을 아꼈다. 강달러 정책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그는 “미국은 최상의 투자 지역이며, 다양한 배경과 경로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힐 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아울러 므누신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국의 환율조작국 재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를 지켜 본 월가의 투자자들은 성장률을 두 배 끌어올린다는 목표 달성이 결코 간단치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사이클의 하강 기류가 뚜렷하고, 이는 세금 인하를 통해 풀어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영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제 동력이 1990년대부터 장기간에 걸쳐 후퇴하고 있고, 이는 고용 인구 둔화와 맞물리면서 경제 성장을 구조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앞서 8월 의회예산국은 미국의 장기 성장률이 평균 2%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를 포함한 인구구조 측면의 문제로, 트럼프 당선자뿐 아니라 이후 대통령 역시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이를 뛰어넘는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