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본격화할 경우 장녀 이반카의 역시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이반카의 패션 사업 역시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이기 때문.
도널드 트럼프와 장녀 이반카 <출처=뉴시스> |
트럼프 당선자가 해외에 빼앗긴 미국 제조업계 일자리를 되찾는다는 공약을 이행할 경우 이번 대선 과정에 ‘킹메이커’로 활약한 맏딸의 비즈니스 역시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그룹의 기업 인수 및 개발 부문 이외에 보석과 의류 등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운용하는 이반카는 연 매출액 1억달러 규모의 의류 사업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저렴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실정이다.
이반카는 G-III 어패럴 그룹과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통해 아시아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이 업체는 뉴욕에 거점을 두고 있던 의류 제조 부문을 아시아 국가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지역으로 확대했다. 스웨터부터 드레스, 코트까지 제조 부문의 아시아 의존도가 작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의류를 미국에서 제조할 경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더 이상 대규모 의류 제조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실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리서치 업체 NPD 그룹의 마샬 코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과거 40년간 미국은 거의 모든 의류 생산 라인을 철수했다”며 “이를 회생시키는 일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당선자는 캐리어와 인디애나폴리스 생산 라인을 유지할 것을 압박하고 있고, 앞서 포드에 대해서도 캔터키의 소형차 생산 부문의 멕시코 이전 문제를 놓고 강경 노선을 취했다. 그는 인력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1979년 이후 37% 급감했다. 업체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값싼 노동력을 이용, 생산 단가를 떨어뜨렸고 저렴한 공산품은 이미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는 국내 생산이 불과 2%에 지나지 않는다. G-III 어패럴은 미국에서 출발한 뒤 인력을 해외로 옮긴 제조업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자의 행보에 공조하기 위해 이반카가 G-III 어패럴에 전체 또는 일부 제조 부문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것을 권고할 것인지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 경우 자신의 의류 사업 부문의 생산 원가 급등과 이익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코언은 “세간의 모든 시선이 이반카에게 집중됐다”며 “크고 작은 행보 하나하나가 모두 집중 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