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7일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이 군 내부 사이버망인 국방망에 침투한 것으로 확인된 것과 "통일부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부처, 모든 부처가 사이버 보안을 위해서 다양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 <사진=뉴시스> |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까지는 (북한 추정 해킹 세력으로 인한)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해킹 세력이 북한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한 보복조치나 유감표명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조사 중인 상황이고 추정 중인 상황이다. 추정만 가지고 입장을 내기는 이른 감이 있다"며 "국방부에서 조사 중인 상황이고, 현재 통일부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과거 북한 해킹으로 인한 유사사례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거는 없는 것 같다"며 "좀 알아본 다음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유일의 국적항공사인 고려항공을 이용했을 경우 한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금융제재 대상으로 고려항공이 지정됐기 때문에 고려항공 탑승권을 구입한다든지 또는 어떤 대금을 지급한다든지 하는 행위들은 외국환거래법에 저촉된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의 정부 조치에 대해 정 대변인은 "지금 정국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통일부는 남북 및 통일 문제에 대해서 관련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역시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인) 2004년의 경우에는 총리께서 담화문을 발표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그 담화문 내용에 그 관련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통일부에서 따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군 인터넷 백신체계 해킹 사고조사를 진행 중에 국방망 일부 PC에도 동종의 악성코드가 감염된 것이 식별됐다"며 "국방부는 국방사이버합동조사팀을 구성해서 관련 내용을 조사한 결과 군사비밀을 포함한 일부 군사자료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고, 이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당국의 해킹 조사결과에 대해 "군 정보체계는 업무용 인터넷 영역과 내부망인 인트라넷망(국방망), 작전에 사용되는 전장망 3개로 구분되며, 이번에는 국방망에서 발생했다. 전장망은 완전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이번 상황은 규정위반과 관리적 부주의로 연결망이 연결돼서 발생한 것"이라며 "사용자가 기밀작업할 때 PC에 저장 못하게 돼있다. 그리고 랜(인터넷망과 인트라넷망)을 분리해야 하는데,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의 해킹 시도가 있었던 8월4일 이후 2개월이 지난 10월6일에야 문제 서버의 내·외부망을 분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이번 해킹 공격으로 감염된 컴퓨터는 모두 3200여 대로, 이 중 2500여 대는 인터넷용, 700대는 내부망용"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인터넷용 컴퓨터도 악성 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인터넷용 컴퓨터에는 비밀문서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