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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6년 만에 두 자릿수 철강값 인상을 단행한다. 철강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인 강점탄과 철광석 가격이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깜작 실적'을 달성한 포스코가 가격 인상을 통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년 1월 첫 출하분부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판매가격을 t당 12만원 올릴 예정이다.
12월 초 현재 포스코산 열연강판 판매가격은 t당 70만원으로, 이번 가격인상이 성공하면 t당 82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냉연강판도 t당 80만원에서 92만원으로 올라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작년 말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던 포스코의 철강 판매가격은 원료가격 상승 여파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연 초 t당 53만원이던 열연강판은 1년새 32% 올랐으며, 냉연강판과 후판도 각각 12.7%, 24% 인상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3개월 동안 t당 10만원 이상 원가가 올라 현 철강제품 가격으로는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생산원가가 추가로 오르는 것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파격적인 제품가격 인상 배경에는 원가 부담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포스코가)현재 가격 인상과 관련해 고객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점탄과 철광석은 철강제품의 기초가 되는 쇳물에 들어가는 주요 원료다.
생산원가에서 약 70%를 차지한다. 국제 강점탄 가격과 철광석 가격은 연 초보다 각각 3배, 1.5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국제 강점탄 시세는 지난 1월 t당 80달러에서 지난주 300달러로, 같은 기간 철광석 가격도 t당 40달러에서 77달러까지 올랐다.
내년 1분기 원료 계약이 현 수준에서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조강 t당 생산원가를 계산해 보면 t당 377달러가 나온다. 쇳물원가만 t당 380달러에 근접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 철강제품의 기준이 되는 열연강판 가격이 먼저 오르면 이를 다시 압연해 가공한 냉연강판은 한두 달 사이 상승하고, 선박용 철강제품인 후판도 덩달아 가격이 오른다.
현재 철강업계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에 기반시설 구축에 1조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한 게 원재료 및 철강제품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단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에 더해 일부 투기적 요소까지 가미되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의 환경 규제・구조조정 영향도 컸다. 중국 내 스모그가 심각해지자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석탄 감산 정책을 추진했다.
중국은 올해 초 3년 내 철강 1억t을 감산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9월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의 합병을 승인했다. 공급이 줄면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자 국내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포스코의 가격 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철강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더 크게 회복될 것"이라며 "내년 철강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내고 건설부문 구조조정도 끝날 것으로 보이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