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이 인도에 새로운 제조업 거점을 세울 움직임이다. 중국의 아이폰 판매가 둔화되는 가운데 제조업과 유통망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을 인도에서 재연하겠다는 계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글로벌 기업들의 제조업 부문 미국 복귀를 종용하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제품을 생산할 경우 현지에 애플 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중국의 아이폰 판매가 후퇴하자 시장 점유율이 5%에도 못 미치는 인도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리서치 업체 IDC에 따르면 내년 인도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의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인도의 한 정부 인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애플이 중국의 모델을 인도에 복제하려고 한다”며 “애플은 금융 측면의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고, 인도 정부가 이를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또 지난 5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에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도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제조 부문 강화 및 일자리 창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일부 섹터의 외국인직접투자 규제를 완화했다. 당시 인도는 해외 단일 브랜드의 소매업체가 현지 업체들로부터 제조 설비 및 소재를 30% 이상 구매할 경우 영업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 했다.
이는 애플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WSJ의 판단이다. 인도 현지 업체들이 공급할 수 있는 애플의 하이엔드 아이폰 부품이 제한적이지만 규정을 충족시킬 여지가 없지 않다는 것.
애플은 인도 현지 소매업체를 통해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 정부 측은 생산 라인을 인도에 설립할 경우 애플이 자체 영업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애플 제품은 중국에서 제조 및 조립되며, 특히 폭스콘 테크놀로지가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와 중국의 샤오미를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미 인도에 현지 생산 라인을 둔 데 반해 애플은 이미 한 발 늦은 셈이다.
지난 9월 종료된 2016 회계연도의 애플 매출액은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이폰 판매 부진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인도의 매출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리서치 업체 캐널리스의 이산 듀트 애널리스트는 “세계 2위 인구를 가진 인도에 자체 영업망을 두는 전략으로 애플의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