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최근 '엔저(엔화가치 하락)' 현상이 다시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기계 등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품목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제유가 회복과 함께 달러/원 환율 상승이 수출 회복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은 엔저로 빛이 바래지고 있다.
원화보다 엔화의 가치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환율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엔화가치 하락폭 훨씬 커…대일 경쟁력 저하 우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지난 10월 1140원 수준에서 최근 1190원대로 상승하면서 원화가치가 약 5% 떨어졌다(그래프 참고).
반면 같은 기간 달러/엔 환율은 104원 수준에서 118원대로 급등하면서 엔화가치가 무려 13% 정도 떨어졌다. 특히 최근 한달 새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자료: 한국은행 통계시스템) |
원화와 엔화를 직접 비교하면 엔저의 속도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100엔당 1100원 수준에서 1000원 안팎으로 10%나 급락하면서 엔저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국장)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원)환율 상승으로 수출 회복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은 엔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여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자동차·기계, 엔저에 수출 회복세 '발목'
엔저로 인해 가장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 품목은 자동차와 기계 품목이다. 특히 자동차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경쟁이 가장 심한 품목이다.
자동차는 지난해 이후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가 지난달 수출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기계나 철강도 연중 고전하다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이다(아래 그래프 참고).
하지만 이들 주력품목의 수출 회복세가 때 아닌 엔저로 인해 다시 발목을 잡히지 않을 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김병유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엔화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일본과 경쟁하는 품목은 원화절하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특히 자동차와 기계 등 품목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엔화가치의 하락세도 걸림돌이지만,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정책방향이 잡힐 때까지는 기업 수출이나 경영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