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일부 인사들이 빠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완전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목표 달성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일부 위원은 경제 위기 속에서 커졌던 연준의 역할의 축소를 언급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각) 연준이 2015년 이후 지속한 연중 한 차례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코네티컷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적절한 통화정책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의 다수 위원은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적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로젠그렌 총재는 현재 4.7%의 실업률이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올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오랜 기간 연준의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인사)로 여겨져 온 로젠그렌 총재는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없다면 실업률이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수준 밑으로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갈 수 있다"면서 "통화정책 기조는 경제가 극적으로 두 가지 목표를 오버슈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가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완전 고용에 근접해 확장 재정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만일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일자리가 더 늘어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면 연준은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려야 할 것"이라며 "경제가 예상보다 변변치 못하다면 금리를 느리게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연설에 나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미국 경제 회복이 대체로 마무리됐다고 진단했다. 록하트 총재는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했으며 미국 경제가 연간 2%가량의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록하트 총재는 규제와 세제 등 정부와 의회, 민간 부문이 취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연준이 보조적인 역할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