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9일 제주도 남쪽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4~5시간에 걸쳐 간헐적으로 침범해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대응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지난 2013년 12월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어도와 마라도, 홍도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포함시켰다.<그래픽=뉴시스> |
군 소식통은 이날 "중국 군용기 10여대가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간헐적으로 우리의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의 중첩된 구역을 수차례 침범했다"며 "이에 우리 군은 전투기 10여대를 동원해 긴급 대응 출격했지만 무력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폭격기·전투기·조기경보기 등 10여 대를 동원해 JADIZ쪽으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KADIZ를 반복해서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대가 한꺼번에 KADIZ를 침범하지는 않고 그 중 몇 대가 경계를 반복해서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군은 F-15K와 KF-16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발진시켜 전술조치에 나섰다. 공군 전투기는 중국 군용기에 통신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장시간 침범하고, 한국 공군이 전투기 10여 대를 동원해 대응 출격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대한 무력 시위성 비행을 하다가 일부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국,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JADIZ 침범 등의 방식으로 자주 무력시위를 해왔다"며 "이번에도 같은 성격으로 군용기를 출격시켰다가 우리 KADIZ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폭격기를 동원한 대규모 중국 군용기 편대의 출현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껄끄러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조치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도 나온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8대가 대한해협 동수도(일본명 '쓰시마 해협') 상공을 통과해 동중국해와 동해 사이를 왕복 비행한 것을 긴급 발진한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중국 군용기는 '훙(轟·H)-6' 폭격기 6대와 윈(運·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보수집기 1대 등이라고 전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11월23일 KADIZ와 일부 중첩되고 이어도 주변 수역을 포함하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KADIZ 조정을 거쳐 같은해 12월8일 새로운 KADIZ를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